숟가락 혹은 젓가락!!


오늘은 오전에 나오면서 아침을 거르고 아점(아침 겸 점심으로 먹는 말을 속되게 이르는 말 ※표준국어대사전)으로 돈가스(돼지고기 너비 튀김 밥)와 라볶이를 포장해 가려고 와우 돈가스(?)라는 곳에 갔다.

버스에서 가끔 보던 곳이라 한번쯤 가보고 싶기도 했었다.
돈가스 1,900원이란 문구에 끌리기도 했었고.


와우 돈가스 1,900원
밥 [밥은 따로 사야했는데, 아이스크림용 숟가락(?)으로 한두 번 퍼서 눌러줬다.] 300원
라볶이 2,900원
포장 200원

이렇게 5,200원을 내고 학교로 룰루랄라 도착해서 바로 아점 타임~!!

사실 포장할 때도 밥이 빠진 것 같아 물어보고 밥 추가한 건데, 설마 젓가락 하나 안 넣었겠냐며 왔다.
포장을 열어 보니 설마가 날 잡았다.


설마 숟가락이나 젓가락도 돈을 내야하는 건 아닐테고,
포장을 해가는데 기본적으로 넣어줘야 할 거 아냐!!



절체절명의 위기!!
당신이라면 어떻게 했겠는가?
참고로, 열람실은 건물 2층이고, 1층 로비엔 매점이 있으나 휴일이라 쉰다.  


일단 2층 강의실에 음식 풀어 놓은 채로 1층으로 내려갔다. 뭔가 대용품이 필요했다.
1층 로비에서 시켜 먹는 애들도 많아서 남은 젓가락 없나 확인해 봤다.
오늘따라 정말 깨끗한 탁자들.


생각해 보니, 오늘 근무하는 아저씨가 나랑 면식이 좀 있는 분인 게 생각났다.
바로 수위실로 향했다.

"아저씨, 젓가락 혹시 없나요?"

내 예상은 적중!! 인간 관계의 중요함을 새삼 깨닫게 되는 순간이었다.

아저씨는 황급히 나무 젓가락 2개를 가져오셨다.
한 개만 있으면 된다고 하자,

"혹시 부러지거나 할 수 있으니까 2개 가져가 봐."
라며 웃으며 2개를 주셨다.

고맙다는 인사를 하고, 배가 임산부마냥 부풀어 오를 때까지 깔끔하게 다 먹어치웠다.
아무래도 다시 고맙다는 인사를 드려야겠단 생각에 음료수('솔의눈'이 있었음 좋았는데 자판기 두 곳 모두 없었다.)를 하나 사서 직접 드리며 인사했다.

흔쾌히 받아주시는 아저씨가 고마웠다.


이런 걸 '인정(人情)'이라고 한다면, 우리는 이런 인정을 통해 삶의 활력도 얻게 되는 게 아닐까?


[토막 상식]
※ 숟가락과 젓가락
1. 숟가락 : 술 + 가락
 - 'ㄹ'로 끝난 말이 다른 말과 어울릴 때 뒷말이 된소리로 발음되면 'ㄹ'을 'ㄷ'으로 적음.
예) 설 + 달 = 섣달, 사흘 + 날 = 사흗날

2. 젓가락 : 저 + 가락
 - 두 단어 혹은 형태소가 합성어를 이룰 때, 뒤에 오는 예사소리가 된소리로 발음되는 현상을 사잇소리 현상이라 하는데, 앞말이 모음으로 끝날 경우 사이시옷을 넣어줌.
예) 장마 + 비 = 장맛비, 위 + 옷 = 윗옷

※ 울림소리(유성음) : 발음할 때 목청이 떨려 울리는 소리로, 모든 모음과 자음 중 'ㄴ, ㄹ, ㅁ, ㅇ'이 이에 속함.

 
Posted by 하루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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