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가는 이야기/알콩달콩 하루나기

하루나기식 김치 볶음밥 요리법

하루나기™ 2008. 8. 9. 20:20
항상 집에 들어갈 땐 '뭘 먹을까?'를 고민하면서 간다.

어제도 여느 때처럼 고민을 하면서 여러 가지 메뉴를 생각했다.
마을 버스를 타는 곳에 항아리 수제비를 파는 곳이 있는데,
요즘 항아리 수제비나 비빔냉면(혹은 회냉면)이 자꾸 생각난다.

포장해 갈까 생각했다가 그냥 버스에 올랐다.
결국 집 근처에서 햄을 넣고 볶음밥이나 해먹어야겠다 생각하고 가장 싸구려 햄을 구입!
소시지를 살까 했다가 옛날 생각하고 소시지 사다 먹은 적이 있는데, 그냥 옛날에나 맛있었을 뿐이었다.

암튼, 지금부터 하루나기식 '될대로 되라 김치 볶음밥' 조리법을 공개한다.


사실, 될대로 되란 식으로 만들었기 때문에 조리 순서 따위가 의미 있을까 싶긴 하다.

내 경우엔 조리 재료를 거의 준비해둔 상태에서 시작한다.
능숙한 사람들은 준비하면서 요리도 진행하지만, 내 경우엔 그다지 능숙한 것도 아니고.
괜히 준비도 제대로 못하고 요리 시작하면 타거나 하기 때문에 어느 정도는 준비하고 시작한다.

또, 내가 요리를 할 땐 냉장고에서 변질되기 직전이거나 버릴 것 같은 것들 처리하기 위해 해먹기 때문에 (...)

[준비한 것들]
밥 :
 - 밥은 작은 비닐팩에 넣어서 냉장고에 넣어두는데, 두 봉지를 2분 정도만 전자렌지에 돌려서 해동.
왜 2분만 해동했는가? 그냥 완전히 해동하면 볶을 때 잘 안 섞이고 쫙쫙 붙을 것 같아서. 아님 말고.

김치 :
 - 볶음밥용이니까 먹기 좋은 크기로 해야할 것 같아서 새끼손가락 한 마디 정도로 잘게 썰었다.
꼭 이렇게 잘게 썰어야 하는가? 그건 나도 모른다. 그냥 이게 맛날 것 같았으니까.

두부 :
 - 날짜가 찍혀 있긴 했는데, 2008년 6월 15일인가?
어쨌든 먹고 죽을 것 같진 않아서(암튼 살아있다.) 찌개용 두부의 포장을 벗기고 물에 넣어두었다.
으깨버릴 생각이었으므로. 왜 으깨는가? 그냥 그러면 맛있을 것 같았으니까. 아님 말고.

김밥용 햄 :
 - 왜 김밥용 햄인가? 이게 제일 쌌다. 1,500원 전후라서. 암튼 햄도 새끼손가락 한 마디 크기로 만들어놨다.

참고로, 자신이 알고 있는 방법이 성공 요리를 위한 지름길이 될 수 있다. (책임 회피용임!)

이젠 본격적인 요리 순서. 이 순서는 내멋대로 한 것이다. 맛있게 만들 수 있을 것 같아서. 아님 말고.

1. 냄비에 마가린을 숟가락으로 퍼서 빙빙 돌려 녹였다.
보통은 프라이팬에 하지만, 프라이팬에 생선 구웠던 것 같아서 그냥 큰 냄비에 둘렀다.
불은 중불. 좀더 약하게 할까 했다가 빨리 먹어야겠기에 중불로.
왜 마가린으로 둘렀나? 오래 전에 토스트 해먹으면서 쓴 건데, 그냥 버릴 것 같아서 쓴 것뿐.

2. 마가린을 넓게 둘러둔 냄비에 일단 햄을 투하!!
준비해 놓은 재료 중 햄이 가장 늦게 익을 것 같아서 햄부터 넣었다.
그래야 맛있을 것 같아서. 아님 말고.

3. 김치 투하!!
사실 여기에선 좀 고민을 했다. 김치를 먼저 넣을까? 밥을 먼저 넣을까?
밥의 양이 많아서 잘 못 섞을 것 같아 김치를 먼저 넣고 햄과 함께 볶기 시작.
이렇게 하는 게 더 맛있을 것 같아서였다. 아님 말고.

4. 밥과 소금과 올리브유와 참기름 투하!!
밥이랑 소금이랑 올리브유를 넣었는데, 올리브유를 살짝 넣은 건 나름 이유가 있었다.
밥을 넣으니 냄비에 달라붙기 시작해서...ㅠ_ㅠ
어떻게 할까 하다가 올리브유를 넣었다. 참기름만으로 어떻게든 되겠지 싶었지만 그냥 넣었다.
올리브유 한 큰술, 참기름 한 큰술이랑 반 큰술. (3인분 정도의 밥이 들어갔기 때문에...)

소금은 보통 볶음밥엔 가는 소금을 넣어주는 게 맞겠지만, 안 보여서 그냥 굵은 소금 넣었다.
볶음밥은 재료와 소금으로만 간을 맞춰야 할 것 같으니 소금의 양은 볶으면서 간을 봐줘야한다.
싫으면 안해도 된다. 그냥 맛있게 만들 수 있을 것 같은 방법이면 족하다.
어차피 자기 입으로 들어갈텐데 뭐.

이쯤되면 알겠지만, 내가 뭘 넣는 것에 뚜렷한 이유는 없다. 그냥 괜찮지 않을까 싶은 건 넣는다!

5. 무참히 으깬 두부 투하!!
사실 계란이 있었으면 무참히 으깬 두부랑 계란을 넣고 마구 돌려서 섞어준 다음 뿌리고 싶었는데...
계란이 없었다. -ㅁ-;
그래서 마구 으깬 두부를 밥과 함께 섞어서 계속 볶았다. 그냥 이렇게 하면 맛있을 것 같아서. 아님 말고.

6. 캐찹 폭격!!
일단 이런 종류의 음식은 토마토 캐찹을 쫙쫙 뿌려줘야 할 것 같아서 뿌려봤다.
사실 그냥 먹어도 맛은 괜찮았는데 그냥 예의랄까?



완성품! 짜잔~~!!

먹을 수는 있는 볶음밥 1

먹을 수는 있는 볶음밥 1

아마도 3인분을 될 법한 볶음밥 2

아마도 3인분을 될 법한 볶음밥 2


캐찹은 나중에 쟁반에 계속 뿌려서 비벼 먹었다.
맛은 맛있을 것 같은 방법으로 만든 것치곤 맛있었다.
가끔 굵은 소금이 덩어리로 씹혔던 것만 빼곤 (...)


내 경우엔 음식을 그다지 보기 좋게 만드는 쪽은 아니다.
그나마 다행인 건, 먹으면 괜찮다거나 맛있다거나 하는 쪽이란 것.

예전에 미역국 대실패 이후로 간만에 요리 성공이었달까?
캐찹(천원)이랑 햄(천오백원)만 샀고 나머진 집에 있는 걸로 만든 거라서 저렴하기도 하고.

결론은 맛있었다!! 나 좀 짱인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