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데이터 무제한 서비스에 대한 단상
요즘 또 다시 데쉐 무제한 돌리는 사용자 때문에 통화 품질이 저하되니 그들이 나쁘다...라는 내용의 글이나 기사가 고개를 들고 있는 것 같네요.
제 생각은 이렇습니다.
통신사나 언론사의 논리에는 신뢰로운 데이터를 근거로 언론을 살짝 비틀어 놓는 경우가 있는 것 같네요.
소위 언론 플레이라고 생각하는데, 저 역시 통화 끊김 현상을 상당히 많이 겪어본 2G 사용자입니다.
당연히 짜증이 났죠. 2G폰을 10여 년 쓰면서 통화가 이렇게나 자주 끊기기 시작한 건 무제한 데이터 서비스 시행부터 약 6개월 동안 그랬으니까요. 안 그러던 게 그러면...원인을 생각하게 되고, 그 원인이 언론에서 말하는 데이터 사용량 폭증이 문제란 결론을 내게 되죠.
그럼 데이터 문제의 책임은 누가 져야하나요?
그건 통신사입니다!!
데이터를 무제한으로 해도 서비스에 자신이 있었으니 내놨을텐데, 일부 소수 사용자들이 데이터를 많이 써서 대다수 사용자들의 통화 품질이 저하됐다는 건, 통신사가 스스로 얼굴에 먹칠을 하는 꼴입니다. (무제한 서비스 출시 발표 직후에 이미 문제제기가 됐던 부분이고, SKT는 여유 있고, 충분하다고 말했었습니다. 그래서 통화 끊김으로 욕을 먹게 됐었구요.)
통신사가 욕을 계속 먹으며, 언론사들이 문제를 자꾸 제기하면 이미지가 나빠지고, 실적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자명한 일...우리나라 대기업들은 이런 것들을 용납하지 않죠. 신뢰로운 데이터(극소수 사용자가 데이터 전체 사용량의 90%를 차지한다!)를 활용해서 이들의 행위를 도덕적 해이로 규정하고, 이들이 문제다란 식으로 언론이 몰아갑니다. 통신사 혼자 먹을 욕을 해비 유저들과 나눠 먹는 거죠.
고객 응대는 어떻게 했던가요?
- 통화가 자주 끊기고 짜증납니다!!
- 네, 고객님. 혹시 지금 사용하시는 폰이 스마트폰이신가요?
- 아니요.
- 네, 고객님. 스마트폰의 경우엔 단말기의 특성상 통화 품질이 일반 피처폰에 비해 떨어지는 게 사실입니다. 일반폰이라면 A/S센터를 방문해보시는 게 좋을 것 같네요.
이런 식이었습니다. 스마트폰을 들고 A/S센터를 방문하면 앱 설치가 문제일 수 있다고 일단 뱉어놓습니다.
어디에도 통신사의 문제는 나타나지 않죠. 단말기가 문제이거나 단말기를 사용한 사용자의 문제이거나.
다시 데이터 무제한 서비스로 돌아가서 이야기를 해보죠.
데이터 무제한 서비스는 KT의 와이파이 수에 대응하기 위해서 SKT에서 내놓은 정책이었고, 와이파이 찾아다니지 말고 3G 켜놓고 콸콸콸 쓰라는 서비스입니다.
그렇게 쓰라던 통신사가 통품 문제가 야기되자 슬그머니 언론사를 통해 신뢰로운 데이터(사용자 10%가 90%의 데이터를 사용)를 활용하여 이들이 데이터 폭증을 유발하고, 데이터 폭증 때문에 통화 중 끊김 현상이 생기는 원인이 된다는 식으로 기사를 내놓습니다.
SKT는 자신들이 서비스를 내놓은 당사자이므로 나서서 언급하지 않고 뒤에서 조용히 지켜보게 되죠.
KT와 LG는 이에 대해 일부 인정하는 발언을 합니다. (사실 그들이 데이터를 많이 쓰는 건 사실이다. 그러나 조치를 하고 있으니 문제 없다.)
최근 언론은 와이파이망이 있음에도 3G를 사용하는 사람에 대해 '도덕적 해이'로 단정지으려는 것처럼 보입니다.
지금까지 나름대로 각 통신사들이 와이파이망에 상당한 투자를 했고, 이를 통해 데이터가 분산되기를 바랐는데 무제한 사용자들이 따라주지 않으니 데이터 분산 효과가 생각만큼 나타나지 않게된 것이죠. 과열 경쟁으로 망들이 집중되고 중복된 것도 비용 낭비이고, 무작정 늘리자니 해비 유저들은 따라주지 않고.
이 모든 정책들은 KT의 아이폰 출시로 말미암은 출혈 경쟁이었고, 아이폰이 독점 공급되지 않게 되면서 불필요하게 쉐어링 무제한 서비스를 유지할 필요도 없어지고...결국 신규 가입을 제한하는 형태로 흘러갔죠.
제가 쓴 글은 여러 언론사들의 정보와 통신사의 정책들을 제 시각에서 바라보고 쓴 글이고,
IT업계나 통신사 등과 전혀 상관없는 전공자인데다 관련 계통에서 일을 해 본 경험도 없는 사람의 글입니다.
해당 통신사에다 자신이 이용하는 서비스에 준하는 요금을 내고 서비스를 이용하는 일은 정당한 것이고,
서비스 이용에 제약을 받았거나 불편을 느꼈다면 서비스 제공자, 즉 통신사에 문제를 제기하고 보상을 받아야 마땅하다고 생각합니다.
통신사가 손해보는 서비스를 하려고 하지 않듯 정당하게 돈을 지불하고 서비스를 활용하는 게 불법이 아니라면 그로 인해 발생하는 문제에 대한 책임은 돈을 받고 제대로 서비스를 하지 못한 통신사가 져야하는 것 아닌가 싶어 장문의 글을 한번 남겨 봅니다.